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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함께자라기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자라기 파트에서 감명깊게 본 부분, 다시 찾아봐야 할 것 같은 부분들 위주로 정리하였습니다.

 

달인이 되는 비결

이전 포스팅에서도 가볍게 다루긴했지만, 단순한 일을 단지 오랜 시간 반복한다고해서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걷기, 양치질 등은 평생을 계속 하지만 "걷기의 달인"이라든지 "양치질의 달인"이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에서는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것 중 실제로 역량이 증가한 것과 거의 변화가 없는 것을 가르는 차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피드백 입니다. 걷기와 양치질은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피드백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걷기 실력과 양치질 실력이 월등히 상승하게 되지만 그 이후로는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력이 고정된 채로 지속되게 됩니다.

 

다른 요소는 타당성 입니다. 책에 따르면 타당성이란 직관이 적용되는 영역에 어느 정도 인과관계와 규칙성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으로, 예측가능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포커 게임을 예시로 들고있는데, 운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지만, 내 카드를 받았을 때 상대의 카드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가 생기고, 정보를 통해 상대의 패를 분석하는 규칙성이 생기므로 포커의 달인이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주사위 게임, 주가 예측 등은 타당성이 없거나 떨어지므로 전문가(달인)보다 일반인이 더 뛰어난 경우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에 빗대어 생각해봤을 때, 충분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일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첫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가 경력이 더 많은 쪽에 속했었고, 그 당시 분위기나 기조만 보더라도 후배가 선배한테 피드백을 주기는 어려운 문화(좋좋소라 ㅜㅜ)가 자리잡고있었습니다. 타당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일을 왜 해야하는지, 누가 사용할지에 대한 회의가 드는 순간 업무에 대한 의욕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아쉬워했던 부분들에대해 원인을 정확히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이직한 회사에서는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게 너무 당연한 문화라 연차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업무에 대한 타당성도 스스로 부여하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이 부분은 이전 회사에서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개인적으로 더 신경쓰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의욕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업무 효율도 늘고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피드백을 꾸준히 받고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정체된 느낌이 아닌 조금씩 성장하고있는 느낌을 받고있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라고 느끼는 부분은 피드백을 요청하는 부분인데, 혹시 귀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관성에 의해 남아있는 거 같습니다. 회사의 대표적인 문화가 오버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이기 때문에 회사에 점차 적응하면서 최근에는 더더욱 눈치 안 보면서 피드백을 요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자리 걸음인 이유

피드백과 타당성이 충분히 있는 경우에도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책에서 재밌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소룡이 대전을 할 때 항상 3분 미만으로 적을 쓰러뜨리다가 한 번 실패한 이후로 자신의 무술에 회의를 품었고, 그 이후 누구를 만나도 3분 미만으로 쓰러뜨리기위해 수련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이런 수련을 의도적 수련이라고 부릅니다.

 

1만 시간의 법칙 등은 의도적 수련의 양적인 부분에 해당합니다. 질적인 부분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난이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나의 실력과 난이도가 비슷할 때 최고의 효율을 보이는데, 이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이론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몰입 이론(출처: SKT 뉴스룸)

그림을 보시면 능력과 난이도(과제 수준)가 비례할 때 몰입채널에 속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능력에 비해 일이 쉬우면 지루해지고, 능력에 비해 일이 어려우면 불안해집니다. 지루한 일을 맡았을 때 몰입하기 위해서는 그림 왼쪽 또는 위쪽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즉, 능력을 낮추든지(왼쪽으로 이동), 난이도를 높이면(위쪽으로 이동) 됩니다.

 

개발자를 예로 들면, A2 -> A1으로 가기 위해 개발툴을 바꿔본다든지,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고 키보드 단축키만을 사용해본다든지, 디버깅 호출을 최대한 미루고 직접 눈으로 디버깅을 해보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개인의 능력을 낮춤으로써 몰입채널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A2 -> A4로 가기 위해서는 매번 DDD로만 개발했으면, TDD로 개발해본다든지, 헥사고날 아키텍처를 적용해본다든지, 새로운 프레임워크나 언어를 사용해보는 등 새로운 것을 공부하면서 일할 수 있게 하면 난이도가 올라가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A3 -> A1으로 가기 위해서는 맡은 일을 잘게 쪼개 핵심적인 결과물을 첫 번째 목표로 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자일에서 말하는 WTSTTCPW(What's The Simplest Thing That Could Possibly Work)와 같습니다. 테트리스를 만든다고 가정하면 일단 테트리스의 각각의 조각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하고, 이것을 완성하면 화살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구현하면 됩니다.

 

A3 -> A4로 가는 방법은 개인 능력을 단기간에 증가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도구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나보다 경험이 많은 선임에게 질문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도구적으로는 일을 더 쉽게하는 IDE를 사용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할 점은 동적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난이도를 낮췄는데 너무 지루해져버린다든지,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업무 진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동적으로 실력과 난이도를 조절해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도 매번 하는 일을 하다보니 일이 지루해지거나, 처음 해보는 일이라 불안함을 느꼈던 적이 많이 있는데, 몰입 이론을 잘 몰랐음에도 본능(?)적으로 저렇게 해왔던 거 같습니다. 너무 지루할 땐 메인 기능을 개발해놓고 로깅을 좀 더 신경써서 좋게 바꿔본다든지, 문서화를 잘 시켜서 히스토리 파악이 쉽게 한다든지 등 개발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발전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있었던 부분이 나름 있었던 거 같아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반면에 길어지는 재택근무와 쉬운 난이도로 인해 재택근무 시간에 업무에 몰입하지 못한 경험도 많이 있습니다. 백색 소음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틀어놓고 쉬엄쉬엄 일을 한다든지, 슬랙에서 저를 찾는 일이 없으면 중간중간 딴짓하면서 쉬거나 알람 맞춰놓고 낮잠을 잔 적도 있습니다. 그 때 생긴 안 좋은 습관을 고치는데 엄청 오랜시간이 걸렸습니다 😭 지금도 웬만하면 재택근무보다는 출근하려고 노력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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